컵의 사물화를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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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어 칸타레cantare는 '노래하다'의 의미이다. 헌데 인칸탄테incantante는 '마법을 걸다'의 의미를 갖는다. 또한 이탈리아어 칸토canto는 노래를 의미하며, 인칸토incanto는 마 법을 의미한다. 이처럼 라틴어를 뿌리로 하는 유럽의 수많은 언어들 속에서 ‘노래’와 ‘마법’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어떻게 노래는 - 음악은 마법에 이르는가? 마법은 변이의 힘이다. 왕자를 개구리로, 호박을 마차로, 이치라 믿어지는 것을 넘어 고정된 질서를 흐트러뜨리고 새로운 지평을 이끌어낸다. 음악의 속성이 바로 그러하다. 위대한 음악이 자아내는 황홀경은 듣는 이의 내면에 파문을 일으켜 그 신체가 갖는 에너지의 흐름을 바꾼다. 히토-슈타이얼이 ‘사물 되기’를 말했을 때, 그것은 곧 주체인 자신을 버리고 객체들 과 나란히 서기를 주문한 것이다. 주체성의 획득을 통한 해방이 아닌 사물-동지들과의 함께 서기를 통한 해방. 주체는 질서와 체계 속에 스스로를 고정시킨 채 권력에 종속되어 존재한다. 그 자리는 어느 정도의 통제력과 조각난 시야와 제약당한 감각을 부여한다. 객체-사물은 사회적 힘의 응고된 파편으로 존재한다. 거기에는 “항시 교환 중인 모든 긴장, 힘, 숨은 역량”*이 존재한다. 해방은 바로 그러한 에너지들에 달려있다. 우리는 사물과 동지가 되어야 하며, 그를 위해서는 하나의 마법이 필요하다. 컵에게 노래를. 우리에게 노래를.
*스크린의 추방자들 73-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