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종종...
출시 임박

tabletop game

우리는 종종 특수한 조건으로 구성된 시공간에서 일종의 의례를 실행한다. 이를테면 결혼식장에서 하얀 옷은 피해 입고 신랑신부를 향해 무한한 축하를 보내고, 장례식장에서 조심스럽게 걷고 말하며, 미술관에서 전시된 작품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때 의례란 그저 상투적인 습관이나 태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의례는 공동체가 갖고 있는 지고한 가치와 진리를 드러낸다. 의례를 위한 공간은 특수한 조건을 갖추게 되고, 어떠한 행위를 연기하도록 프로그램화 된 무대가 된다. 의례를 행하는 사람들은 프로그램화 된 행위(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어떤 것은 보고 어떤 것은 보지 못하며 어떤 것은 행하고 어떤 것은 행하지 않는다.
술을 마실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종류의 술을 마시느냐에 따라 의복·태도·목적이 모두 달라진다. (필치 못한 사정이 있는 게 아니라면)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마실 옷차림으로 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시지는 않고, 와인 잔을 부딪치는 것처럼 맥주잔을 부딪치지 않으며, 데이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 펍에 가지는 않는다. 물론 의례를 혹은 의례적 행위를 나쁘다거나 혹은 좋다거나 속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때때로 의례는 객관적 지식의 지위를 생산하고, 의례의 경험은 지위에 대한 재현적 힘을 갖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게임을 통해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려고 한다. 일상적으로 행하는 음주라는 의례 행위에서 “당신이 그동안 발디뎌왔던 무대는 어떤 곳이었으며, 당신이 그동안 훌륭하게 임해왔던 연기란 무엇이었는가?”